이사야서 36장

이사야서 36장은 남유다 히스기야 왕 시대에, 앗수르가 예루살렘을 침공하며 시작됩니다. 사네립 왕의 군대가 예루살렘 성을 포위하고, 그의 대표인 랍사게가 성벽 아래에서 유다 백성에게 항복을 권유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본 장은 역사서인 열왕기하 18-19장과 거의 동일한 사건을 전하며, 이사야서 특유의 선지서적 전망과 연결고리를 제공합니다.
1절히스기야 왕 십사 년에 앗수르 왕 산헤립이 올라와서 유다 모든 견고한 성을 쳐서 취하니라
2절앗수르 왕이 라기스에서부터 랍사게를 예루살렘으로 보내되 대군을 거느리고 히스기야 왕에게로 가게 하매 그가 세탁업자의 터의 대로 윗못 수도구 곁에 서매
3절힐기야의 아들 궁내대신 엘리아김과 서기관 셉나와 아삽의 아들 사관 요아가 그에게 나아가니라
4절랍사게가 그들에게 이르되 이제 히스기야에게 고하라 대왕 앗수르 왕이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네가 의뢰하니 무엇을 의뢰하느냐
5절내가 말하노니 네가 족히 싸울 모략과 용맹이 있노라 함은 입술에 붙은 말뿐이니라 네가 이제 누구를 의뢰하고 나를 반역하느냐
6절보라 네가 애굽을 의뢰하도다 그것은 상한 갈대 지팡이와 일반이라 사람이 그것을 의지하면 손에 찔려 들어가리니 애굽 왕 바로는 그 의뢰하는 자에게 이와 같으니라
7절혹시 네가 내게 이르기를 우리는 우리 하나님 여호와를 의뢰하노라 하리라마는 그는 그의 산당과 제단을 히스기야가 제하여 버리고 유다와 예루살렘에 명하기를 너희는 이 제단 앞에서만 경배하라 하던 그 신이 아니냐 하셨느니라
8절그러므로 이제 청하노니 내 주 앗수르 왕과 내기하라 나는 네게 말 이천 필을 주어도 너는 그 탈 자를 능히 내지 못하리라
9절그런즉 네가 어찌 내 주의 종 가운데 극히 작은 장관 한 사람인들 물리칠 수 있으랴 어찌 애굽을 의뢰하여 병거와 기병을 얻으려 하느냐
10절내가 이제 올라와서 이 땅을 멸하는 것이 여호와의 뜻이 없음이겠느냐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기를 올라가 그 땅을 쳐서 멸하라 하셨느니라
11절이에 엘리아김과 셉나와 요아가 랍사게에게 이르되 우리가 아람 방언을 아오니 청컨대 그 방언으로 당신의 종들에게 말씀하고 성 위에 있는 백성의 듣는 데서 유다 방언으로 말하지 마소서
12절랍사게가 가로되 내 주께서 이 일을 네 주와 네게만 말하라고 나를 보내신 것이냐 너희와 함께 자기의 대변을 먹으며 자기의 소변을 마실 성 위에 앉은 사람들에게도 하라고 보내신 것이 아니냐
13절이에 랍사게가 일어서서 유다 방언으로 크게 외쳐 가로되 너희는 대왕 앗수르 왕의 말씀을 들으라
14절왕의 말씀에 너희는 히스기야에게 미혹되지 말라 그가 능히 너희를 건지지 못할 것이니라
15절히스기야가 너희로 여호와를 의뢰하게 하려는 것을 받지 말라 그가 말하기를 여호와께서 반드시 우리를 건지시리니 이 성이 앗수르 왕의 손에 붙임이 되지 아니하리라 할지라도
16절히스기야를 청종치 말라 앗수르 왕이 또 말씀하시기를 너희는 내게 항복하고 내게로 나아오라 그리하면 너희가 각각 자기의 포도와 자기의 무화과를 먹을 것이며 각각 자기의 우물 물을 마실 것이요
17절내가 와서 너희를 너희 본토와 같이 곡식과 포도주와 떡과 포도원이 있는 땅에 옮기기까지 하리라
18절혹시 히스기야가 너희에게 이르기를 여호와께서 우리를 건지시리라 할지라도 꾀임을 받지 말라 열국의 신들 중에 그 땅을 앗수르 왕의 손에서 건진 자가 있느냐
19절하맛과 아르밧의 신들이 어디 있느냐 스발와임의 신들이 어디 있느냐 그들이 사마리아를 내 손에서 건졌느냐
20절이 열방의 신들 중에 어떤 신이 그 나라를 내 손에서 건져내었기에 여호와가 능히 예루살렘을 내 손에서 건지겠느냐 하셨느니라
21절그러나 그들이 잠잠하여 한 말도 대답지 아니하였으니 이는 왕이 그들에게 명하여 대답지 말라 하였음이었더라
22절때에 힐기야의 아들 궁내대신 엘리아김과 서기관 셉나와 아삽의 아들 사관 요아가 그 옷을 찢고 히스기야에게 나아가서 랍사게의 말을 고하니라
구조와 흐름
- 1-3절: 앗수르 왕 사네립이 유다를 침공하고, 랍사게가 예루살렘 성 곁에 도착합니다. 이에 히스기야는 궁성의 관리들을 랍사게에게 보냅니다.
- 4-10절: 랍사게는 히스기야와 유다 백성의 신뢰를 무너뜨리려 하며, 히스기야가 하나님을 의지하는 믿음을 조롱합니다. 앗수르의 강대함을 강조하며 항복을 요구합니다.
- 11-15절: 유다의 관리들은 백성들이 듣지 못하도록 히브리어가 아닌 아람어로 말해달라고 요청하지만, 랍사게는 오히려 모든 백성이 듣게끔 큰 소리로 전합니다. 그는 히스기야 왕이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을 신뢰할 수 없다고 설득합니다.
- 16-20절: 랍사게는 구체적으로 항복의 조건을 제시하고, 여러 나라의 신들이 앗수르를 막지 못한 예를 들며, 유다의 하나님 또한 지켜주지 못할 것이라 주장합니다.
- 21-22절: 랍사게의 말에 대해 유다의 사신들은 침묵으로 일관하며, 히스기야에게 이 사실을 전하기 위해 옷을 찢고 돌아갑니다.
전체적인 의미
이 장은 위기의 상황 속에서 믿음과 신뢰가 시험받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랍사게의 논리는 현실에 바탕을 두고 있으나, 그 근저에는 하나님을 향한 불신과 조롱이 깔려 있습니다. 유다 백성은 외적인 힘과 위협 앞에서도 하나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입을 닫으며, 히스기야 왕과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 응답을 기다립니다. 이는 신앙공동체가 위기 앞에서 어떻게 태도를 정립해야 하는지 보여주며, 외적 현실과 내적 신앙 사이의 긴장감을 드러냅니다.
묵상포인트
- 현실적인 위협과 두려움 앞에서 신앙은 어떻게 흔들리는가?
- 나의 신뢰는 외적인 조건에 머무르는가, 아니면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약속에 있지는 않은가?
- 유다 백성이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침묵하고, 함부로 반응하지 않는 태도는 어떠한 신앙적 모범이 되는가?
나에게 적용해보기
- 살아가면서 만나는 거대한 위협이나 변화를 앞두고 어디에 신뢰를 두는지 돌아봅니다.
- 내 삶의 위기 앞에서 하나님께 묻고 기다리는 믿음의 침묵을 실천해볼 수 있을지, 오늘 하루의 태도를 점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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